매일 같은 표를 다시 만들고, 같은 문구를 여기저기 복사해 붙이는 데 하루 몇 분을 쓰고 계신가요.
그 반복을 프로그램 하나로 줄이는 사람이 이미 꽤 많습니다. Vercel이 낸 State of Vibe Coding 2025 보고서를 보면 AI 코딩 도구 v0를 쓰는 사람의 63%가 개발자가 아닌 사람이었습니다. 만든 것도 거창하지 않습니다. 화면 만들기 44%, 앱 20%, 개인 사이트 11% 순이었습니다.
코드(컴퓨터에게 시킬 일을 적은 글)를 한 줄도 몰라도 됩니다. 대신 순서가 있습니다. 불편함을 한 문장으로 적고, 지금 손으로 하는 방식을 적고, 그중 반복되는 일 하나를 골라, 그것 하나만 먼저 만드는 순서입니다.
이 순서를 건너뛰면 대개 중간에서 멈춥니다. 도구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지가 흐릿해서 그렇습니다.
불편함을 한 문장으로 적기
비개발자 프로그램 만들기의 첫 단계는 도구 고르기가 아니라 불편함을 한 문장으로 적는 일입니다.
AI 채팅창부터 열어놓고 “뭘 만들어볼까”를 고민하면 순서가 반대입니다. 문장이 애매하면 나오는 프로그램도 애매합니다. 문장이 뾰족하면 프로그램도 뾰족하게 나옵니다.
아래 틀을 그대로 복사해서 빈칸을 채워보세요.
나는 [무엇]을 할 때 [어떤 부분]이 제일 귀찮다. 지금은 이렇게 하고 있다: [지금 손으로 하는 방식] 이 일을 [하루에 / 일주일에] [몇 번] 한다.
실제로 채우면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나는 매일 주문 목록을 정리할 때 취소된 주문을 골라내는 게 제일 귀찮다. 지금은 엑셀을 열어 눈으로 하나씩 보면서 지운다. 이 일을 하루에 한 번 한다.
여기까지 적으면 만들 것이 정해집니다. ==한 문장이 안 나오면 아직 만들 때가 아닙니다.==
그럴 땐 사흘만 자기 일을 지켜보면서 손이 제일 많이 가는 순간을 메모해두는 편이 빠릅니다. 머릿속으로 떠올리면 정작 제일 귀찮은 일은 잘 안 떠오릅니다.

지금 하는 방식 적을 때 넣을 4가지
AI는 사람 머릿속 규칙을 모릅니다. 지금 손으로 하는 순서를 그대로 적어줘야 엉뚱한 결과가 안 나옵니다.
이 단계를 건너뛰고 “정리해줘”라고만 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AI는 짐작으로 만듭니다. 짐작이 맞을 확률은 높지 않습니다.
적을 것은 네 가지입니다.
- 어떤 파일이나 화면을 여는지 (파일 이름과 폴더 위치까지)
- 그 안에서 무엇을 보고 판단하는지 (예: 상태 칸이 “취소”면 지운다)
- 결과를 어디에 저장하거나 어디로 보내는지
- 이 일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두 번째가 가장 중요합니다. “적당히 걸러낸다”라고 적으면 AI도 적당히 만듭니다. “수량이 10 미만이면 골라낸다”처럼 숫자로 적어야 매번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세 번째도 자주 빠집니다. 결과를 새 파일로 만들 건지, 원래 파일을 고칠 건지를 안 적으면 AI가 알아서 정합니다. 그러다 원본이 덮어써지는 일이 생깁니다.
프로그램으로 만들기 좋은 일 고르기
규칙이 매번 똑같고, 자주 반복되고, 입력과 결과가 분명한 일부터 골라야 성공 확률이 올라갑니다.
모든 일을 프로그램으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아무거나 다 넣으려고 하면 처음부터 막힙니다.
| 기준 | 만들기 좋은 일 | 만들기 어려운 일 |
|---|---|---|
| 반복 주기 | 매일·매주 | 한 번뿐 |
| 판단 규칙 | 항상 같음 | 그때그때 다름 |
| 입력과 결과 | 파일 넣으면 파일 나옴 | 사람 판단이 끼어듦 |
| 정답 확인 | 눈으로 바로 확인 | 맞았는지 애매함 |
“매일 주문 목록에서 취소 건 골라내기”는 네 칸 모두 왼쪽에 들어갑니다. 첫 후보로 좋습니다.
“고객 문의에 어떻게 답할지 정하기”는 판단 규칙이 매번 달라서 오른쪽입니다. 이런 일은 통째로 맡기지 말고, 답변 초안까지만 만들고 보내는 건 사람이 하는 식으로 나누는 편이 낫습니다.
네 칸 중 세 칸 이상이 왼쪽이면 시작해도 됩니다. 두 칸 이하면 다른 일을 먼저 찾아보세요.
비개발자 프로그램 만들기 4단계
처음부터 여러 기능을 담으면 어디서 틀어졌는지 못 찾습니다. 하나만 만들어 되는 걸 확인한 뒤 늘립니다.
지금까지 나온 순서를 번호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단계, 불편한 점을 한 문장으로 적습니다. 2단계, 지금 손으로 하는 방식을 순서대로 적습니다. 3단계, 그중 반복되고 규칙이 고정된 일 하나를 고릅니다. 4단계, 그 하나만 만들어달라고 시킵니다.
4단계에서 “하나만”을 지키는 게 제일 어렵습니다. 만들다 보면 “이왕 하는 김에 저것도”가 계속 붙습니다. 기능이 하나 늘 때마다 설명해야 할 규칙이 늘고, 오류가 났을 때 원인 후보도 같이 늘어납니다.
하나가 잘 돌아가면 그때 다음 하나를 붙이면 됩니다. 되는 걸 확인한 상태에서 하나씩 얹는 방식이 가장 덜 막힙니다.
프로그램을 어디서 돌릴지 정하기
브라우저 안에서 쓸지, 내 컴퓨터 파일로 돌릴지에 따라 난이도가 크게 갈립니다.
같은 아이디어라도 어디서 돌리느냐에 따라 준비할 게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걸 안 정하고 시작하면 설치 단계에서 대부분 멈춥니다.
브라우저 안에서 도는 방식은 AI가 만든 화면을 그 자리에서 바로 열어볼 수 있습니다. 설치가 없어서 막힐 일이 적습니다. 계산기, 문구 만들기, 간단한 표 정리처럼 그 자리에서 쓰고 끝나는 일에 맞습니다.
내 컴퓨터에서 파일로 도는 방식은 폴더에 있는 파일 수십 개를 한꺼번에 다룰 때 필요합니다. 대신 파이썬 설치, 부품 설치 같은 단계가 붙습니다. 처음 막히는 자리가 대부분 여기입니다.
처음이라면 브라우저 쪽부터 하나 만들어보는 편이 낫습니다. 성공 경험이 한 번 있으면 설치 단계도 덜 무섭게 느껴집니다.
무료로 쓸 수 있는 도구와 한도
비개발자 프로그램 만들기는 무료 계정으로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한도가 도구마다 다를 뿐입니다.
2026년 8월 기준으로 확인한 내용입니다.
| 도구 | 무료로 쓸 수 있는 범위 |
|---|---|
| 챗GPT 무료 | 텍스트 대화 횟수 제한 없음 |
| 클로드 무료 | 5시간마다 사용량 초기화 |
| 구글 AI 스튜디오 | 무료 사용, 앱 2개까지 배포 |
챗GPT는 2026년 8월 6일 오픈AI 발표로 무료·Go 이용자의 텍스트 대화 횟수 제한이 없어졌습니다. 8월 10일이 시작되는 주부터 적용됐고 기본 모델도 GPT-5.6 루나로 바뀌었습니다. 이미지 만들기, 파일 올리기, 음성 같은 기능에는 한도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클로드 무료는 5시간짜리 창으로 움직입니다. 첫 메시지를 보낸 시각부터 5시간이 지나야 초기화됩니다. 아침 9시 47분에 처음 보냈다면 오후 2시 47분에 풀립니다. 남은 양은 설정 → 사용량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정확히 몇 개까지 되는지는 앤트로픽이 공식 문서에 적어두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에 도는 “5시간당 15~40회” 같은 숫자는 이용자들이 각자 재본 값이라 그대로 믿기 어렵습니다.
구글 AI 스튜디오는 브라우저에서 바로 쓸 수 있고, 만든 앱을 결제 계정 없이 2개까지 올려볼 수 있습니다.
요금제와 한도는 자주 바뀝니다. 쓰기 전에 각 서비스 화면에서 한 번 더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잘못된 프롬프트와 고친 프롬프트
같은 일을 시켜도 문장에 파일 이름·판단 기준·결과 형태가 들어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프롬프트는 AI에게 주는 지시문입니다. 뭉뚱그려 쓰면 AI도 뭉뚱그려서 만듭니다.
잘못된 예입니다.
재고 관리 프로그램 만들어줘
이렇게 시키면 AI는 재고 관리가 어디까지인지, 어떤 파일을 쓰는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모릅니다. 짐작으로 만드니 실제 상황과 어긋납니다.
고친 예입니다.
바탕화면 ‘재고’ 폴더에 있는 재고.xlsx 파일을 읽어서 ‘수량’ 칸이 10 미만인 줄만 골라 같은 폴더에 부족재고.xlsx 라는 새 파일로 저장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줘. 원본 재고.xlsx 는 절대 고치지 마. 이 작업 하나만 하게 하고 다른 기능은 넣지 마. 윈도우에서 실행하는 방법도 한 단계씩 알려줘.
달라진 곳은 다섯 군데입니다. 파일 위치와 이름, 판단 기준인 10 미만, 결과 파일 이름, 원본 보호, 그리고 “이것만”이라는 범위입니다.
마지막 줄도 중요합니다. 코드만 받으면 그걸 어디에 넣고 어떻게 돌리는지에서 다시 막힙니다. 실행 방법을 같이 물어보면 그 단계가 통째로 사라집니다.
==원본 파일은 절대 고치지 말라는 문장은 매번 넣으세요.== 잘못 만든 프로그램이 원본을 덮어쓰면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만든 뒤 직접 눌러보는 확인 4가지
AI가 “만들었습니다”라고 해도 실제로 도는지는 직접 눌러봐야 압니다.
말과 실제 동작은 다를 수 있습니다. 실행 버튼을 눌러서 결과 파일을 눈으로 열어보는 것까지가 한 세트입니다.
- 평소 쓰는 진짜 파일로 한 번
- 내용이 하나도 없는 빈 파일로 한 번
- 칸 순서가 다르거나 이름이 살짝 다른 파일로 한 번
- 결과 파일을 직접 열어 숫자와 줄 수가 맞는지 눈으로
빈 파일 테스트를 빼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소엔 잘 돌다가 자료가 안 들어온 날 프로그램이 멈추는 게 대개 이 경우입니다.
줄 수를 세어보는 것도 좋은 습관입니다. 원본이 100줄이고 골라낸 게 12줄이면, 남은 88줄이 그대로인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숫자로 확인하면 “맞는 것 같다”로 넘어가지 않게 됩니다.
오류 문구를 그대로 복사해 묻기
“안 돼요”라고 말하면 AI도 짐작합니다. 화면에 뜬 글자를 그대로 복사해 붙이는 게 가장 빠릅니다.
한 글자라도 빠지면 원인을 다르게 짚습니다. 요약하지 말고 통째로 옮기세요.
오류 메시지: ModuleNotFoundError: No module named ‘pandas’ 윈도우 11에서 실행했고, 파이썬은 공식 사이트에서 설치했어. 이 오류가 왜 나는지, 어떻게 고치면 되는지 한 단계씩 알려줘.
ModuleNotFoundError는 프로그램이 쓰려는 부품이 컴퓨터에 안 깔렸다는 뜻입니다. 대부분 아래 한 줄로 해결됩니다.
python -m pip install pandas
이미 깔려 있는데도 같은 오류가 나면 설치된 목록을 먼저 확인해보세요.
pip list
윈도우에서 pip라는 명령 자체가 인식이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파이썬을 설치할 때 첫 화면의 Add Python to PATH를 체크하지 않아서 생기는 일이 많습니다. 파이썬을 다시 설치하면서 그 항목만 체크하면 풀립니다.
화면이 바로 꺼져서 글자를 못 봤다면 이렇게 요청하면 됩니다.
실행하면 검은 창이 바로 꺼져서 오류를 못 읽었어. 오류가 나도 창이 안 닫히게 하거나, 오류 내용을 error.txt 파일로 저장하게 고쳐줘.
세 번 고쳐도 그대로일 때 판단
같은 오류가 세 번 넘게 반복되면 코드를 더 고치지 말고 방식 자체를 바꿔봅니다.
안 되는 방식을 붙잡고 조금씩 바꿔가며 반복하면 시간만 들어갑니다. 판단 기준을 미리 정해두면 덜 헤맵니다.
- 같은 오류가 두세 번 반복되면 방식을 의심합니다
- “이 방식 말고 다른 방법은 없어?”라고 그대로 물어봅니다
- 파일 형식이나 도구를 바꾸는 게 더 쉬울 수 있습니다
- 처음 정한 범위가 너무 컸는지 다시 봅니다
물어볼 문장은 이렇게 씁니다.
지금 방식으로 세 번 고쳤는데 같은 오류가 계속 나. 이 작업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하는 방법 세 가지를 알려주고, 코딩을 모르는 사람이 하기 쉬운 순서대로 정렬해줘.
방향을 한 번 바꾸면 훨씬 쉬운 길이 나오기도 합니다. 엑셀 파일에서 계속 막히다가 CSV라는 단순한 형식으로 바꾸니 한 번에 풀리는 식입니다.
이럴 땐 이렇게, 자주 막히는 4가지
막히는 자리는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증상만 알아도 해결이 빨라집니다.
검은 창이 바로 꺼지는 경우입니다. 오류를 읽을 새도 없이 창이 닫힙니다. 앞에서 적은 문장을 그대로 써서 오류를 파일로 남기게 고쳐달라고 하면 됩니다.
파일을 찾을 수 없다고 나오는 경우입니다. FileNotFoundError는 프로그램이 찾는 위치에 파일이 없다는 뜻입니다. 파일에 마우스 오른쪽 → 속성을 눌러 정확한 위치와 이름을 확인한 뒤 AI에게 그대로 알려주세요. 확장자가 숨겨져 있어서 재고.xlsx가 실제로는 재고.xlsx.txt인 경우도 있습니다.
오류는 없는데 결과가 이상한 경우입니다. 판단 기준이 어긋난 겁니다. “10 미만”인지 “10 이하”인지 같은 작은 차이에서 자주 갈립니다. 원본 몇 줄에서 결과 몇 줄이 나와야 맞는지 숫자로 알려주면 빨리 잡힙니다.
몇 번을 고쳐도 같은 오류인 경우입니다. 방식 자체가 안 맞습니다. 앞 항목대로 다른 방법을 물어보는 쪽이 빠릅니다.
자주 묻는 질문 4가지
코드를 정말 한 줄도 몰라도 되나요. 읽을 줄 몰라도 됩니다. 다만 “이 코드가 무슨 일을 하는지 한 문장씩 한국어로 설명해줘”라고 물어보는 습관은 도움이 됩니다. 원본 파일을 지우는 명령이 들어 있는지 정도는 알아둘 만합니다.
무료 계정으로 어디까지 되나요. 파일 정리, 표에서 특정 줄 골라내기, 이름 한꺼번에 바꾸기 같은 짧은 프로그램은 무료 범위로 충분합니다. 화면이 여러 개인 앱을 만들려면 대화가 길어져서 한도에 닿습니다.
만든 프로그램이 회사 자료를 망가뜨리지는 않나요. 원본을 복사해둔 연습용 폴더에서 먼저 돌려보세요. 프롬프트에 “원본은 고치지 말고 새 파일로 저장해줘”를 넣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어떤 도구부터 시작하면 되나요. 지금 이미 쓰고 있는 AI 채팅 도구로 시작하는 게 가장 빠릅니다. 도구를 비교하다가 시작이 늦어지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여기까지가 코드를 몰라도 프로그램 하나를 만들어보는 순서입니다. 불편함을 한 문장으로 적고, 지금 하는 방식을 적고, 반복되는 일 하나를 골라, 그것만 먼저 만들어 직접 눌러보는 것.
오류가 나면 문구를 그대로 복사해 물어보고, 같은 오류가 반복되면 다른 방법을 찾는 것. 이 두 가지 판단만 몸에 익으면 다음 번엔 훨씬 수월해집니다.
여러분이 지금 손으로 하고 있는 일 중에서, 제일 먼저 없애고 싶은 반복은 무엇인가요.